
가계부를 써야겠다고 마음먹은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새해가 시작될 때마다 올해는 꼭 가계부를 써보자고 다짐했지만, 결과는 늘 비슷했습니다. 며칠 열심히 쓰다가 어느 순간 손이 멈췄고, 그렇게 흐지부지 끝나곤 했습니다. 예전처럼 종이 가계부를 펼쳐 놓고 연필로 한 줄 한 줄 적는 것보다는 훨씬 편해졌지만, 그래도 여전히 귀찮다는 느낌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입력이 번거롭기도 했고, 하루 이틀 빠지면 다시 시작하기가 괜히 더 부담스럽게 느껴졌습니다.그래서 이번에는 접근 방식을 조금 바꿔보기로 했습니다. 가계부를 잘 써야지가 아니라, 그냥 어떤 방식이 나에게 덜 부담스러운지를 확인해보자는 마음이었습니다. 유료 앱은 제외하고,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가계부 앱 세 가지를 골라 직접 사용해봤습니다. 기능을 비교하기보다는, 실제로 며칠 써보면서 어떤 느낌이 드는지에 더 집중했습니다.
자동 연동 중심 가계부 앱,편하긴 했지만 손에서 멀어졌다
첫 번째로 사용해본 앱은 카드와 계좌를 자동으로 연동해주는 방식이었습니다.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자동 연동 가계부 앱은 생각보다 많았고, 사용 방식도 대부분 비슷했습니다. 카드 사용 알림이나 계좌 입출금 내역이 자동으로 불러와져서, 내가 따로 입력하지 않아도 지출이 정리되는 구조였습니다. 확실히 편하긴 했습니다. 앱을 열기만 해도 하루 동안 얼마를 썼는지 바로 확인할 수 있었고, 항목 분류도 어느 정도 자동으로 되어 있어서 손이 거의 가지 않았습니다. 가계부를 쓴다기보다는, 그날그날 소비 내역을 확인하는 느낌에 가까웠습니다.하지만 며칠 지나지 않아 아쉬운 점도 느껴졌습니다. 휴대폰 알림이 오지 않는 현금 지출은 자연스럽게 빠졌고, 자동으로 기록되다 보니 내가 언제, 어떤 이유로 돈을 썼는지가 잘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금액은 남아 있는데, 왜 썼는지는 흐릿한 상태랄까요. 분류가 애매한 항목을 수정하다 보면 그 과정이 오히려 귀찮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소비를 자세히 돌아보고 싶은 사람보다는, 전체 흐름만 빠르게 보고 싶은 사람에게 더 어울리는 방식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수기 입력 중심 가계부 앱, 귀찮았지만 가장 기억에 남았다
두 번째로 사용한 앱은 모든 지출을 직접 입력해야 하는 방식이었습니다. 금액은 물론이고 항목과 메모까지 하나하나 적어야 해서 처음에는 확실히 번거로웠습니다. 결제하고 바로 입력하지 않으면 금방 잊어버렸고, 하루 이틀 밀리면 다시 쓰기 싫어지는 순간도 있었습니다.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이 앱을 쓰면서 가장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직접 입력하다 보니 지출 하나하나를 다시 떠올리게 되었고, 생각보다 별 이유 없이 쓴 돈이 많다는 것도 자연스럽게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메모에 습관처럼 샀다거나 딱히 필요하진 않았음 같은 말을 적어두고 나니, 비슷한 소비를 할 때 한 번 더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관리의 부담은 분명 있었지만, 소비 습관을 바꾸고 싶다면 가장 효과적인 방식이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단순 기록형 가계부 앱,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았다
세 번째 앱은 기능이 최소화된 단순 기록형 가계부였습니다. 자동 연동도 없고, 분석 기능도 거의 없었지만 대신 구조가 매우 단순했습니다. 금액과 항목만 빠르게 입력하면 끝이라 부담이 적었고, 며칠 빠졌다가 다시 시작해도 크게 어색하지 않았습니다. 이 앱의 가장 큰 장점은 가계부를 완벽하게 쓰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었습니다. 하루 빠졌다고 해서 다시 포기할 이유가 없었고, 그 점이 오히려 오래 쓰게 만드는 요소처럼 느껴졌습니다. 소비를 세밀하게 분석하기보다는, 전체적인 지출 흐름을 느슨하게 관리하는 데 잘 맞는 방식이었습니다. 가계부를 처음 시작하는 사람이나, 꾸준함이 가장 중요한 사람에게 어울리는 유형이라고 느꼈습니다.
직접 써보고 나서야 정리된 선택 기준
세 가지 앱을 모두 써본 뒤에야 알게 된 건, 좋은 가계부 앱에는 정답이 없다는 점이었습니다. 편의성이 중요하다면 자동 연동 앱이, 소비 습관을 점검하고 싶다면 수기 입력 앱이, 부담 없이 오래 쓰고 싶다면 단순 기록형 앱이 더 잘 맞았습니다. 기능이 많다고 해서 꼭 좋은 것도 아니었고, 나에게 맞지 않으면 아무리 유명해도 금방 손에서 멀어졌습니다.
결국 가계부 앱을 고를 때 중요한 건 다른 사람의 추천보다, 내가 왜 가계부를 쓰려는지를 먼저 생각하는 일이었습니다. 절약이 목표라면 통제감을 주는 방식이, 기록이 목적이라면 지속 가능한 방식이 더 오래 갈 수 있습니다. 이번 비교는 어떤 앱이 가장 좋은지를 가리기 위한 글이라기보다는, 나에게 맞는 방식을 찾아가는 과정에 가까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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