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정지출을 한 번 정리하고 나니, 그다음으로 눈에 들어온 것은 변동지출이었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자주,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지출이 바로 장보기 비용이었습니다. 식비를 줄이겠다고 하면 외식이나 배달을 먼저 떠올리기 쉽지만, 막상 외식이나 배달을 줄이게 되면 결국 식재료를 사기 위해 마트에 들러야 합니다. 그렇게 생각해보니, 거의 매주 반복되는 마트 장보기가 오히려 체감 차이가 크게 나는 영역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 역시 그동안은 집 근처 동네마트와 대형마트를 상황에 따라 번갈아 이용해왔습니다. 급할 때는 가까운 동네마트를, 한 번에 많이 사야 할 때는 대형마트를 선택하는 식이었습니다. 하지만 막상 한 달 단위로 돌아보니 “어디서 사는 게 정말 더 절약일까?”라는 질문에는 확신 있게 답하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한 달 동안 장보기 장소를 의식적으로 나누어 사용해보며, 동네마트와 대형마트의 비용 차이를 직접 체감해보기로 했습니다.
기본 식재료 가격 비교 – 단가는 대형마트, 즉시성은 동네마트
가장 먼저 비교한 것은 거의 매주 반복해서 사게 되는 기본 식재료들이었습니다. 달걀, 우유, 두부, 채소처럼 장바구니에서 빠지지 않는 품목들입니다. 예를 들어 달걀 30구를 기준으로 보면, 동네마트에서는 평균 7,500원 내외였고, 대형마트에서는 행사 시 6,000~6,500원 선에서 구매가 가능했습니다. 우유 역시 1L 기준으로 동네마트는 2,800원 안팎이었지만, 대형마트에서는 PB상품을 선택하면 2,000원대 초반까지 내려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단가만 놓고 보면 확실히 대형마트 쪽이 유리했습니다. 특히 PB상품이나 대용량 상품을 활용하면 가격 차이는 더 분명하게 느껴졌습니다. 반면 동네마트는 가격은 조금 비싸더라도 소량 구매가 가능하고, 갑자기 필요한 재료를 바로 살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습니다. 결국 기본 식재료는 대형마트에서 미리 계획해서 사두고, 급하게 필요한 소량 식재료는 동네마트를 이용하는 방식이 가장 현실적이라는 결론에 가까워졌습니다.
장보기 총액 비교 – ‘한 번에 많이’ vs ‘자주 조금씩’의 차이
이번 실험에서 가장 체감이 컸던 부분은 장보기 방식에 따른 총액 차이였습니다. 대형마트에서는 한 번 장을 볼 때 평균 8만~10만 원 정도가 나왔고, 주말에 특식용 식재료나 간식까지 함께 구매하면 15만 원, 많을 때는 20만 원을 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반면 동네마트는 한 번에 결제되는 금액이 대부분 1만~2만 원 수준이었습니다. 처음에는 동네마트 쪽이 훨씬 적게 쓰는 것처럼 느껴졌지만, 문제는 방문 빈도였습니다. “조금만 사자”는 생각으로 들어갔다가 주 2~3회씩 들르게 되었고, 한 달로 계산해보니 총 장보기 비용은 약 10만 원 정도였습니다. 대형마트는 한 달에 2~3회 이용했는데, 총액은 약 30만 원 수준이었습니다. 단가만 보면 동네마트가 비싼 상품이 많았지만, 결과적으로 한 달 기준으로는 동네마트 이용이 약 20만 원 정도 저렴했습니다. 특히 대형마트에서는 가격이 싸다는 이유로 이것저것 담다 보니, 예상보다 지출이 커지는 경우가 잦았습니다. ‘싸다고 느껴서 방심한 소비가 오히려 지출을 키울 수 있다’는 점을 이번에 확실히 체감하게 되었습니다.
충동구매와 숨은 비용 – 장소가 소비 습관을 만든다
장소에 따라 소비 습관이 달라진다는 점도 인상 깊었습니다. 동네마트는 꼭 필요한 물건만 빠르게 사는 용도로 이용하다 보니, 상품 단가는 다소 비싸더라도 비교적 계획적인 소비가 이루어졌습니다. 반면 대형마트에서는 시식 코너를 지나거나 묶음 할인 상품을 보다 보면 “이것도 하나 집어갈까?”라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었습니다. 특히 간식, 음료, 즉석식품에서 이런 차이가 두드러졌습니다. 아이스크림이나 과자류의 경우 동네마트에서는 개당 1,500~2,000원 수준이었지만, 대형마트에서는 묶음 구매로 개당 1,000원 이하로 내려갔습니다. 문제는 가격이 싸 보이니 필요 이상으로 많이 사게 된다는 점이었습니다. 결과적으로 한 번의 장보기 총액은 대형마트 쪽이 더 커졌습니다. 또 하나의 숨은 비용은 이동 시간이었습니다. 대형마트는 이동 시간이 길지만 방문 횟수가 적었고, 동네마트는 접근성은 좋지만 방문 빈도가 늘어났습니다. 이 차이는 금액으로 환산하기는 어렵지만, 체감 피로도와 소비 패턴에는 분명한 영향을 주고 있었습니다.
한 달 동안 동네마트와 대형마트를 나누어 이용해본 결과, 어디가 무조건 더 좋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다만 분명한 차이는 있었습니다. 가격과 총액 관리 측면에서는 대형마트가 유리했고, 편의성과 즉시성에서는 동네마트가 강점이 있었습니다. 중요한 것은 ‘어디서 사느냐’보다 ‘어떻게 사느냐’였습니다. 계획 없이 자주 들르는 장보기는 생각보다 큰 지출로 이어질 수 있었고, 미리 정해둔 리스트를 기반으로 한 장보기는 체감상 확실히 절약 효과가 있었습니다. 결국 장보기 비용을 줄이기 위한 핵심은 장소 선택 그 자체가 아니라, 소비 패턴을 인식하는 데 있었습니다. 고정지출을 점검했던 것처럼, 장보기 역시 한 달 단위로 돌아보며 조정해나간다면 생활비는 생각보다 충분히 관리 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각종생활정보' 카테고리의 다른 글
| 한 달 동안 ‘무지출 데이’ 몇 번 만들 수 있을까? (1) | 2026.01.24 |
|---|---|
| 택배사 3곳 배송 속도 실제 비교 결과 (0) | 2026.01.24 |
| 무료 가계부 앱 3종 직접 비교해봤습니다 (0) | 2026.01.23 |
| 은행별 자동이체 수수료 차이 체험기 (0) | 2026.01.23 |
| 한 달 고정지출을 점검해보니 줄일 수 있었던 항목들 (0) | 2026.01.23 |